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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자, 스페인으로 1



오늘 새벽에 문형이 우리집을 찾아왔다. 



문형은 이번학기에 온 교환학생인데 평소 나와는 정보 공유를 곧잘 하는 편이며, 이번 여름에 가게 될 한 달짜리 유럽 여행을 얼마 전 부터 계획 중에 있다. 지난 달 내가 뽐내며 말했던 유럽 여행기와 그 사진들 덕분에.. 문형은 기억을 더듬어 나를 찾아온 것이다. 내가 가장 최근에 또 같은 계절에 유럽을 다녀왔던 사람인 만큼, 여러가지 질문들이 나에게 온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밤 늦게 시작 된 이야기는.. 내가 갔던 여행 루트를 시작으로... 벨기에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던 에피소드, 기본적인 소매치기 유형들과 그에 맞는 대처방법, 방대한 정보의 유랑 사이트, "내가 유럽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아이패드로 보여주며 뽐내기"로 이어졌다. 신기하게도, 나의 설명이 길어질 수록 스스로 그때의 흥분이 떠올라 설명하는 나의 목소리가 살짝 격양 되었고, 또 그 만큼이나 청취자인 문형도 간접적으로 내 감정과 흥분을 전달 받으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의 이야기가 자극이 된 것인지 고무된 목소리의 문형은 내가 스크린샷하여 포토샵으로 6분할 한 뒤에 순서대로 프린트 된 6장의 고해상도 유럽지도와, 내 15일짜리 유레일 글로벌패스 기록수첩 복사본, 그리고 그 외의 프린트된 과제물을 들고 내 방을 나섰다. 


혼자 남은 방 안에서 문득 문형을 떠올리면서.. 내 스스로가 이번 스페인 여행을 가기에 충분한 마음의 준비를 마쳤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 어쩌면 나는 그저 스페인 이라는 낯선 여행지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들과, 그로부터 파생되어진 흐릿한 환상의 일부분들 만을 들고서 겁도 없이 이 모든 것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똥배짱. 사실 그들의 문화에 대해선 짧게 읽은 위키의 한 문단이 전부이고, 스페인어 라고는 고작 인삿말 '올라~' 밖에 모르는 나에게 이 모든 것은 아직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고, 성공적인 여행을 위해서 앞으로 남은 두 달의 학기동안 바쁜 일정 속에서 준비되어야 할 앞으로의 과제임에 분명했다.



망설임 끝에 노트를 한 권 들고.. 이대로 가면 안 될거야 아마... 멍 때리면서 내 생각들과 훑어 본 정보들을 노트에 싸질르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 싸지른 이 모든 것들을 정리할 날이 여행 전 날에는 꼭 올 것이다. 모든 준비들이 여행 출발하기 전에 안정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계속 노트의 빈 공간을 채워나가게 되겠지. 그게 당장에 정보가 됐건 지금 나의 심정이 되었건 말이다. 두툼한 수성 싸인펜이 꼬불남긴 흔적은 현재까지 그 노란 노트 위에 이렇게 남겨졌다. 이 역시도 공유.


첫 번째 장.


Barcelona. 4 days Trip. (5/18 ~ 5/22)

17일 미국 출발. 18일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 

22일 낮 비행기로 중국 경유하여 인천공항 도착

[미국 공항 픽업은 누가?]



장 볼거리? 현금은 얼마나 챙길 것? Top view points는?

                                            →주요 관광지 투어 버스 20유로/day

  자전거 렌트...


무료 무선인터넷은? 공공 장소에서 냉난방은? 쇼핑 할 곳? 뭐가 더 있지?


두 번째 장.


스페인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스페인어의 중요성?!!

반 외국인 정서의 확산?

→안전에 영향이 있나?

현지 구입 가능한 식재료로 가능한 요리는?

→아마 현지 요리겠지.... 리스트를 정리할 필요!

스페인 출신 유명 브랜드는?



교통수단

→자전거: 1주일 렌트에 55유로

→전기자전거: 1시간당 8유로, 추가로 한 시간마다 +4유로

→버스: 10회 타는 데 10유로 (*유럽치고 별로 안 비쌈)

→투어버스: 이틀에 46유로 남짓...


이벤트

→The X games Barcelona (5월16일 ~ 5월19일) - 레이싱, 바이크, 스케이트보드 등


스페인어 욕? 유머?



*그 나라에 가면 내가 어떤 모습으로 길을 거닐고 있을 지 상상해 보는 것도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미국에 있을 때 주변에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친구가 있는지 알아보고 몇 마디라도 배워보도록 하자.



시간이 남으면 저 짜투리 정보들에 링크도 걸어서 보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힘써봐야겠다.

지금은 너무 졸리다........



다음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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